PDF/A, PDF/X, PDF/UA — 이름 뒤에 붙는 글자의 의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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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반 PDF는 '화면에 똑같이 보인다'까지만 보장합니다. 슬래시 뒤에 붙는 글자들은 그 이상을 보장하기 위한 규격입니다.
왜 표준이 여러 개인가
PDF 규격 자체는 매우 관대합니다. 글꼴을 파일에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고, 외부 콘텐츠를 참조해도 되고, 자바스크립트를 담아도 됩니다. 이 유연함이 보존·인쇄·접근성 같은 특정 목적에는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됩니다.
그래서 국제표준화기구(ISO)는 목적별로 '해도 되는 것'을 좁힌 부분 규격들을 만들었습니다. PDF/A, PDF/X, PDF/UA가 대표적이고, 각각 Archive(보존), eXchange(인쇄 교환), Universal Accessibility(보편적 접근성)에서 온 이름입니다.
PDF/A — 수십 년 뒤에도 열리는 문서
PDF/A는 장기 보존 규격입니다. 핵심 원칙은 자기완결성: 문서를 표시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파일 안에 있어야 합니다. 글꼴은 반드시 임베딩해야 하고, 외부 링크에 의존한 콘텐츠·암호화·자바스크립트·동영상은 금지됩니다.
전자 문서 보존 의무가 있는 기관들이 PDF/A를 요구하는 이유입니다. 지금 컴퓨터에 설치된 글꼴이나 특정 프로그램이 20년 뒤에도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으니, 파일 하나만으로 완결되게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. 워드 등 주요 프로그램의 PDF 내보내기 옵션에서 'PDF/A 호환'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.
PDF/X — 인쇄소에서 사고가 나지 않는 문서
PDF/X는 상업 인쇄용 규격입니다. 화면과 인쇄기는 색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. 화면은 빛(RGB), 인쇄는 잉크(CMYK)로 색을 내는데, 규격 없는 PDF는 두 색 체계가 뒤섞여 있어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. 그 결과가 '모니터랑 색이 다르게 나왔다'는 인쇄 사고입니다.
PDF/X는 색상 정보를 인쇄 기준으로 통일하도록 강제하고, 재단선 바깥 여분 영역 정의, 글꼴 임베딩 등을 요구합니다. 인쇄소에 전단이나 책자를 맡길 때 'PDF/X로 달라'는 요청을 받았다면, 편집 프로그램(인디자인 등)의 내보내기 프리셋에서 선택하면 됩니다.
PDF/UA — 스크린리더가 읽을 수 있는 문서
PDF/UA는 접근성 규격입니다. 시각장애인이 쓰는 스크린리더는 화면의 글자 위치가 아니라 문서의 구조 정보를 따라 읽습니다. 문제는 앞의 구조 해부에서 본 것처럼, 기본 PDF에는 구조 정보가 없다는 점입니다.
PDF/UA는 모든 내용에 태그라는 구조 정보(이건 제목, 이건 문단, 이건 표의 머리글)를 붙이고,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달고, 읽기 순서를 정의하도록 요구합니다. 공공기관 웹사이트에 올라가는 문서는 접근성 법규에 따라 이 수준을 요구받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.
실무에서 마주치는 순간들
각 표준을 요구받는 전형적인 상황은 이렇습니다.
- PDF/A: 전자 소송 서류 제출, 공공기록물 등록, 논문·학위 논문 제출, 장기 보관 계약 문서
- PDF/X: 인쇄소 입고(명함, 전단, 책자, 패키지), 광고 지면 입고
- PDF/UA: 공공기관 게시 문서, 접근성 준수 의무가 있는 기업의 공개 자료
- 요구가 없다면: 일반 PDF로 충분하며, 굳이 변환할 필요 없습니다
'PDF/A로 저장'이 실패하는 이유
일반 PDF를 PDF/A로 변환할 때 자주 걸리는 것은 임베딩되지 않은 글꼴과 라이선스상 임베딩이 금지된 글꼴입니다. 변환 도구가 '이 글꼴을 포함할 수 없다'며 실패하거나, 다른 글꼴로 대체해 모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.
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본 문서(워드, 한글 등)에서 처음부터 PDF/A로 내보내는 것입니다. 이미 만들어진 PDF를 사후 변환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차선책입니다.